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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338> "정통부는 왜 노씨만 인수위에..."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5. 6. 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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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일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회의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2분과 구성원들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참석자들과 돌아가며 악수를 하던 노 당선인은 정보통신부 파견자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정통부는 왜 노() 씨만 인수위에 보냈습니까

 

정통부에서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노준형 국장(정통부 장관 역임, 현 김앤장 고문)과 행정관인 노영규 과장(방통위 기조실장 역임, 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이 모두 노() 씨라는 사실을 알고 한 말이었다. 공교롭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였다.

 

노 당선인의 인수위 인적 구성은 과거 정부와 판이했다. 지연,혈연, 학연과 무관하게 숨어있는 흙속의 진주를 찾고자 했다.

 

 

 

신계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의 회고록 증언.

인수위 근무자를 선발할 때 처음으로 다면평가(多面評價)를 적용했습니다. 당선인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인사를 하라고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중앙인사위원회와 청와대 등 관련기관의 인사자료와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한 평가자료를 참고해 해당 부처에서 올라온 3배수 추천자 중 1순위자를 발탁했습니다. 다면평가는 노무현 정부의 인사평가 기준이 됐습니다.”

 

박기영 경제2분과 인수위원(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역임,현 순천대 교수)해당 부처에서 3배수로 올라온 사람 중 1순위를 추천했다고 증언했다. 박 위원은 경제2분과에서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분야를 담당했기에 이들의 1차 추천권자였다.

 

노준형 당시 전문위원의 기억.

같은 노 씨인만큼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해 114.

인수위원회는 노무현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3차 전체회의를 열어 새 정부가 추진할 국정과제 12개를 확정했다.

노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정책을 검토할 때 민주당의 공약은 어떻게 되어있고, 한나라당 공약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또는 대통령선거 때 갑자기 만들어진 공약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이전부터 계속 추진해왔던 공약은 무엇인지 등 각각의 내력을 파악해 각 부처의 생각과 민주당의 생각, 한나라당의 생각이 유사하고 합의되기 쉬운 것부터 우선적으로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수위원회는 이에 앞서 7일 열린 2차 전체 회의에서 10개 국정과제를 선정했다.

10개 과제는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부패없는 사회 봉사하는 행정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참여와 통합의 정치개혁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동북아 경제줌심 국가 건설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참여복지와 삶의 질 향상국민통합과 양성평등의 구현 교육개혁과 지식문화 강국 구현 등이다. 여기에 미래를 열어가는 농어촌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 등 2개를 추가해 이날 12개의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인수위는 9일 국정과제별 TF를 구성했다. 과제별 추진전략과 세부과제를 도출하기 위해서였다.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 국정과제 TF 팀장은 박기영 인수위원이 맡았다.

박기영 인수위원의 회고.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은 노무현 당선자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정보통신과 과학기술을 묶어서 국정 과제로 확정한 것입니다.”

 

부팀장은 박준경 인수위원이, 실무간사는 최수만 행정관(한국전파진흥원장 역임, 현 오비맥주 부사장)이 임명됐다, 팀원은 노준형 ,박준경, 전기정(청와대 혁신기획비서관 역임, 현 상명대 교수), 김종갑(산업자원부 차관 역임, 현 한국지맨스 회장),이만기(기상청장 역임,현 인천종합에너지 대표), 김영식(교육과학기술부 차관 역임, 현 백석문화대 총장), 김용일(현 한국해양대 교수) 윤상주 씨(공군 준장 예편, 한국항공우주산업 상무역임) 등이었다.

 

박기영 인수위원은 국정과제의 세부 추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에 정보통신분야와 과학기술분야로 2개 팀을 구성했다. 정보통신분야는 전기정 전문위원이, 과학기술분야는 전도영 교수(인수위 자문위원 역임, 현 서강대 교수)가 각각 팀장을 맡았다.

 

정통부는 당시 주요 정책 과제로 정보화 추진체계 강화 디지털방송 조기 구현을 인수위에 보고했다.

노준형 당시 전문위원의 증언.

당시 인수위에 정보통신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포함되지 않아 내심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전기정 교수가 정보통신분야를 대변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정보통신 일등국가를 구현하기 위해 정보화의 전면화를 추진전략으로 제시했습니다. ”

최수만 당시 실무간사의 말.

당시 팀장은 파견 공무원이 아닌 외부 교수들이 맡았습니다. 각 팀에는 해당 부처 전문위원과 행정관 외에 민간 전문가들도 참여해 세부추진 전략을 만들었습니다.”

 

전략 수립 과정에서 기존 추진과제가 과학기술부 관련항목 중심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정보인프라와 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통부나 산자부 관련 항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세계 일류 IT산업 육성 지식정보기반으로 산업고도화 추진 과학기술 혁신과 이공계 사기진작 효율적인 연구관리체계 구축 경쟁력 있는 과학기술인력 양성 신산업 육성 및 주력 기간부품산업 고도화 일자리 창출 등 6개로 추진과제를 확대했다.

이 작업은 중노동이었다. 새 정부 국정 세부지도를 만드는 일이 쉬울리 없었다.

 

노영규 행정관의 말.

낮에는 인수위에서 근무하고 밤이면 정통부로 달려가 인수위에 제출할 추진 전략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세부전략을 장관까지 보고한 뒤 다음날 인수위에 냈습니다. 밤샘도 많이 했습니다.”

 

박기영 인수위원의 회고,

이렇게 만든 추진전략 보고서는 300여쪽에 달했습니다. 과제별 추진 배경과 현황, 문제점을 진단해 개선방안과 세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당시 인수위에 전략보고서를 제출한 TF는 우리팀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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