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현덕의 정보통신부<345>노 대통령, 비서실장과 보좌관에 임명장 수여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5. 9. 22. 21:08

본문

2003년 2월 25일 오전 1152분경.

 

취임식이 끝나자 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단상에서 악수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이임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단상 아래로 내려가 환송했다.

 

노 대통령은 127분경 권력의 산실인 청와대로 출발했다. 청와대 앞길에는 효자동 주민 100여명이 나와 청와대 새 주인을 환영했다. 이들은 노 대통령에게 꽃다발과 성냥, 양초 등을 집들이 선물로 전달했다.

 

1220분경 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문희상 비서실장(국회부의장 역임, 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 유인태 정무수석(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건 국무총리 지명자(대통령 권한대행 역임, 현 기후변화센터 명예이사장)에 대한 임명동의 요청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문 비서실장과 이정우 정책실장(현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 문재인 민정수석(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주일대사, 우석대 총장 역임),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사진. 현 서울대 교수) 등 차관급 12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노 대통령은 임명장을 받으면서 깍듯이 인사하는 문 실장에게 너무 고개 많이 숙이지 않아도 됩니다. 선거때도 아닌데...”라고 농담을 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들에게 "축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등의 말을 한 뒤 이들과 선 채로 각각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태유 전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의 회고.

저는 노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과 교류나 인연이 전혀 없었습니다. 주변 인사들이 국민인터넷추천제를 통해 저를 과기, 산자, 정통부 장관으로 추천했고 이를 본 노 당선인측이 저로 보좌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압니다. 제가 학위는 경제학이지만 에너지, 과학기술 등을 두두 공부한 게 보좌관 발탁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임명전 당선자 면접을 위해 서울 시내 안가(安家)에서 문희상 비서실장과 면담했다.

 

김 전 보좌관은 당시 공직 임명 절차를 잘 몰라 학교 휴직은 안되고 교수와 겸직은 가능하다고 했더니 문 실장이 휴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문 실장 면담 후 노 당선자를 만났다. 노 당선인은 잘 부탁한다며 김 전 보좌관에게 악수를 청했다. 노 당선자 일정이 바빠 긴 대화는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다고 김 전 보좌관은 기억했다.

 

노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에서 초밥으로 점심을 15분만에 간단하게 끝낸 후 곧장 취임축하 차 방한한 외 국 정상들과 잇따라 회담을 했다.

 

대통령취임식 준비는 114일 임채정 인수위원장(국회의장 역임)을 위원장으로 하는 취임식 행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시작했다. 위원은 인수위 각 분과 간사들로 구성했다.

준비위원회는 12일 행정실안에 윤훈렬 전문위원(청와대 비서실 국장 역임, 현 동국대 겸임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을 팀장으로 준비팀을 구성, 사전 활동에 착수했다.

 

윤훈렬 당시 실무팀장의 증언.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슬로건과 참여정부라고 하는 개념을 어떻게 잘 녹여내느냐, 권위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타파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인수위는 19일 취임식준비실무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김한길 당선자 기획특보(문화관광부 장관 역임,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위원장을 맡아 업무를 총괄지휘했다.

실무위원으로는 인수위 이병완 기획조정분과 간사(청와대 비서실장 역임), 이종오 국민참여센터 본부장(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역임), 정순균 대변인(국정홍보처장 역임), 정만호 행정실장(청와대 의전비서관 역임)과 당선자 비서실의 이광재 기획팀장(강원도지사 역임), 윤태영 공보팀장(청와대 대변인 역임), 간사겸 실무준비팀장에는 윤훈렬 준비팀장이 임명됐다.

 

취임식장은 국회 본관앞 광장, 서울시청앞, 청와대 대정원, 경복궁내 광장, 광화문앞 세종로광장,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등을 놓고 검토했다. 하지만 노 당선자가 그간의 선례와 `민의의 전당'임을 감안해 국회 본관 앞으로 장소를 결정했다.

 

실무위는 취임식 준비에 인터넷을 적극 이용했다.

우선 인터넷으로 국민아이디어를 공모해 총 215건을 접수해고 이중 1천여 건의 의견은 취임식 행사에 반영했다. 자원봉사 조직인 희망봉사단 200명도 인터넷을 통해 모집했다.

참석자도 전체 45,000명 중 인터넷 신청자 가운데 컴퓨터 추첨을 통해 2만 명을 선정 , 이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대통령 취임사는 115일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명관 한림대 교수(KBS 이사장 역임)를 위원장으로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현 전남도지사), 김종심 전 동아일보 논설실장(저작권심의조정위원장 역임), 소설가 김주영씨(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김호기 연세대 교수, 성경륭 한림대 교수(청와대 정책실장 역임), 이정우 교수, 임혁백 고려대 교수(IT정치연구회장 역임),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청와대 홍보수석 역임)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간사는 윤태영 당선자 비서실 공보팀장이 맡았다. 취임사 초안은 김종심, 조기숙, 김호기 위원이 작성했다.

 

이들은 120일 노 당선자와 만나 취임사의 골격과 방향을 잡고 217일까지 8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초안을 가다듬었다. 221평화와 도약과 도약의 시대로라는 제목의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낙연 당시 당선인 대변인의 회고.

노 당선인은 이정우 교수를 통해 자신이 꼭 넣고 싶은 내용을 넣곤 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원고가 마음에 안 드셨는지 저한테 원고를 주면서 어떻냐고 하셨어요. ‘좀 딱딱합니다라며 나름의 의견을 말씀드렸더니 이 의원이 취임사를 최종 정리 하세요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그걸 어떻게 합니까고 했더니 끝까지 하라고 하셨어요. 서울 롯데호텔에 방을 잡고 김한길 위원장. 윤태영 간사와 같이 정리를 했습니다. 제가 대표집필을 한 건 아니고 정리 정도만 했죠.”

 

노 대통령의 취임 첫 날 일정은 밤 9시가 지나서 끝났다. 경축 만찬까지 13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이었다. 관저로 돌아온 노 대통령은 영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5년간 살 관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청와대 첫날 밤, 노 대통령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수많은 상념(想念)이 그의 머리를 멤돌았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 권력 역사를 장식할 대통령이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