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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349> 노무현 대통령, 진대제 사장 설득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5. 11. 2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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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문석 교수 카드가 무산되자 인사추천위원회는 정통부 장관 후보자를 재 추천했다.

추천 1순위는 진대제 당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사진)이었다.

 

 

박기영 교수의 회고.

다시 인수추천위원들이 추천자들을 놓고 논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진대제 사장이 장통부 장관 후보 1순위로 선정됐습니다. ”

 

장관직을 고사한 안문석 교수도 진 사장과는 일면식도 없고 언론을 통해 알았다. 기업인 출신이 필요할 것 같아 진 사장을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무렵, 정찬용 당시 인사보좌관 내정자(청와대 인사수석 역임, 현 인재육성아카데미 이사장)는 극비에 진 사장의 장관 발탁에 대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현 삼성전자 회장)의 입장을 타진했다.

이 회장의 양해없이 진 사장을 각료로 발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진 사장은 노 정부의 장관 제안 사실을 회장비서실을 통해 알았다. 진 사장은 턱도 없는 소리라며 한마디로 이런 제안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한 정찬용 내정자의 증언.

진 사장은 세계적인 그 분야 전문가로 인수위에서 정통부 장관후보자로 욕심을 냈다. 국민을 먹여살린 IT산업을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기대를 갖고 뒤늦게 정통부장관 후보로 올렸다.”

 

정 내정자의 이어진 회고.

진 장관은 삼성전자 사장으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정통부 장관은 영광스럽지만 지금 회사를 잘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며 분명한 거부입장을 밝혔다 나는 거듭 삼성측에 장관직 수락을 설득했으나 진 사장의 입장은 완강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진 사장을 설득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와중에 진 사장의 인사내용이 언론에 새 나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진 장관도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저는 당선자측 누구로부터 장관직 제안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2월 중순경 청와대에서 그룹회장실로 입각 의사를 타진했다고 합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해외에 나가 부재중이었습니다. 이학수 회장비서실장(삼정전자 부회장, 삼성물산 고문역임)이 제게 그런 내용을 전하며 입각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길래 무슨 소리냐. 그런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당시 하와에 머물던 이 회장에게 편지로 장관으로 갈 뜻이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후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 천성순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장이 226일 갑자기 별세하셨습니다. 저도 당시 국가위 자문위원이어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갔는데 그 자리에 박기영 교수와 황우석 교수(현 에이치바이온 대표) 등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언론에서 장관으로 거론되던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요. ‘들은 바가 없다. 그럴 일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당시 정부의 입각 제안은 저에겐 현실성 없는 애기였습니다.“

 

그는 자서전 열정을 경영하라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공직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몸달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 지금 누리고 있고 앞으로 누릴 것이 확실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삼성전자 사장으로서 연봉 수십억원, 세계 전자업계의 초일류라는 전도양양함과 세계를 누비며 국제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흥미진진한 삶 등, 그 모두를 포기해야 한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뛰어든다는 것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이미 몇 년전부터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전가가 10, 15년 두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지 마스터플랜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고 여러 가지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었다.

더욱이 그에게는 장관직을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인 두 가지 고민도 있었다.

 

그는 200135일경 회사로부터 7만주의 삼성전자 스톱옵션을 받아 보유하고 있었다. 그가 만약 장관에 임명되면 삼성전자에 사직서를 내야 하고 동시에 소톡옵션도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소톡욥션의 주식가는 19만원이었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29만원 가량이었다.

당시 가치로 따져 70억원이었다. 요즘 130만원이 넘는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면 900억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중 국적문제는 정부가 고려대상에 넣기 않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였지만 마음에 걸렸다.

 

진 사장이 완강히 고사하자 노 대통령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227일 오전이었다. 진 사장 삶의 일대 전환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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