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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355>노 대통령 '진 장관 발탁 일화 소개'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6. 4. 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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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재임시 정통부와 산하기관 인사에서 전권을 행사했다.

그는 학연이나 지연, 서열 등을 배제하고 오직 적소적재(適所適材)의 인사를 했다. 인사권 행사는 조직 장악의 필수였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의 말.

노 대통령은 부처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공직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부처 인사권은 장관에게 위임했습니다. 청와대는 인사보좌관실에서 평판조회를 했고 민정수석실에서 검증을 했습니다. 문제가 없으면 진 장관이 추천한 인물을 임명했습니다. ”

 

차관 인사 며칠 후인 37.

참여정부 첫 국정토론회가 12일 일정으로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고건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 역임, 현 기후변화센터 명예이사장)를 비롯, 새 정부 각료와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등 청와대 수석. 보좌관 등 38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토론회 첫날 인사말을 통해문민정부는 CDMA기술을 개발해서 국민이 먹고사는 데 큰 도움을 줬고 국민의 정부는 IT산업의 기초를 닦아서 앞으로 몇 년간 먹고 살 밑천을 마련했다.”면서 참여정부도 5년 내지 10년 먹고살 수 있는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날 국정토론회는 성경륭 한림대교수(청와대 정책실장 역임)이 노무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비전을 발표한 후 장관들과 수석. 보좌관 들이 6개조로 나눠 분임토의를 했다.

 

이튿날에는 참여정부의 인사원칙과 다면평가제를 놓고 토론이 진행됐다. 노 대통령이 다면평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누구도 말문을 열지 않았다.

 

그 때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나섰다.

기업은 1990년부터 다면평가를 도입했습니다. 시행결과 부작용이 많아 기업에서는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면평가가 일을 적당히 하거나 좋은 게 좋다는 식, 혹은 아랫사람 눈치를 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면평가의 아킬레스건을 지적했다.

진 장관의 말.

순간 토론회장 분위기가 싸늘해 지더군요. ‘아차싶었어요. 그래서 대안(代案)을 제시했어요. 정통부 인사를 할 때 전임 장관 3명의 의견과 기자들의 평판, 그리고 부내 인사팀이 평가한 우선 순위 등 3포인트 체크를 통해 다면평가의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했습니다.”

그날 식당에서 진 장관은 노대통령 맞은편에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이 앉아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했다.

 

진 장관의 말.

대통령께 요즘 중소기업이 어렵다. 지원정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기술을 빼앗아 가서 그런 것 아니냐. 대기업이 잘해야 한고고 하셨습니다. 진보 대통령의 시각(視覺)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날 노 대통령은 진 장관 발탁 일화도 소개했다.

“2월초 문 실장이 진 장관이 조찬모임에서 발표한 자료를 주며 추천했어요. ‘몇년 후면 중국이 한국 이통통신과 반도체 기술을 추월할 것이라고 했다더군요. 나는 국민을 겁주는 사람은 장관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 문 실장이 문제점을 알면 대책도 수립할 게 아니냐며 다시 추천하더군요.”

 

진 장관은 삼성전자 사장시절인 2003128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조찬모임에서 디지털미디어산업의 미래라른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추격을 경고하면서 강력한 성장엔진 육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자리에 문 실장이 참석했던 것이다.

 

그해 325. 차관 경합에서 탈락한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이 진 장관에게 사표를 냈다.

김 실장은 기술고시 12회로 정통부에서 통신기술심의관, 전파방송관리국장·정보통신지원국장·정보통신정책국장·기획관리실장·정보화기획실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김 전 실장의 말.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물러나는 게 도리이자 순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에 취임했습니다. 1.25인터넷 대란 이후여서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

허허로운 심정으로 용퇴했던 그는 20041월 정통부 차관으로 금의환향했다.

 

그해 414.

정부는 정통부 1급 인사를 단행했다. 공석인 정통부 기획관리실장에 노준형 정보통신정책국장(정통부 장관,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역임, 현 김앤장고문), 정보화기획실장에 석호익 서울체신청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역임, 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통일IT포럼 회장)을 각각 승진 발령했다.

 

노 실장은 서울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 정통부 정보화기획심의관과 국제협력관 전파방송관리국장을 지냈다.

석 실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1회로 정통부 정책심의관, 정보기반심의관, 우정국장, 전파방송관리국장, 정보통신지원 국장을 역임했다.

 

정통부는 423일 국장급 인사를 했다. 정보통신정책국장에는 유영환 정보보호심의관, 전파방송관리국장에는 유필계 공보관을 전보했다. 이어 26일 정보통신진흥국장에 김동수 감사관을, 감사관에는 형태근 국장을 전보했다.

 

진 장관의 증언.

, 국장 인사는 철저히 적소적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동안 업무보고 등을 통해 능력을 파악했습니다. 업무에 따라 추진력, 전문성, 문제해결 능력, 치밀성, 강직성 등에 초점을 두고 인사를 했습니다. 노 실장은 합리성, 석 실장은 전문성과 추진력을 평가해 발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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