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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356>정통부 업무보고 '디지털 충격'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6. 4. 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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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디지털 충격, 그 자체였다. 그동안 문서로 보고하던 대통령 업무보고에 파워포인트가 등장한 일은 건국이래 처음이었다. 대통령 업무보고 형식 파괴의 예고편이었다.

2003328일 오전 10.

청와대 본관 2층 세종 실에서 열린 정통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장은 긴장감 대신 탄성이 연달아 터졌다. 디지털대통령을 표방한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만족한 표정이었다. 전면의 스크린을 주시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든다는 표시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서술형 문서 대신 요점 중심의 파워포인트가 첫 선을 보였다는 점이다. 아날로그라는 구각(舊殼)대신 디지털이 등장한 것이다. 핵심 내용만 보고하니 쉽게 이해할 수 좋았다. 그림과 도표로 표시해 시각(視覺) 효과도 만점이었다. 다른 이유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였다. , 기업식 업무 보고였다. 추진 정책성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얼마를 투자해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정부가 투자한 사업의 경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그 성과를 예측하지 못했던 사례와는 사뭇 달랐다. 이런 보고는 정부에서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형식이었다.

노 대통령은 진대제 정통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업무보고가 끝나자 크게 만족했다.

아주 좋습니다. 준비하느라 수고 많이 했고요. 다른 부처도 업무 보고를 정통부만큼만 해 주세요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각 부처 업무보고 풍속도를 바꾸게 했다. 그 진원지가 정통부였다. 정통부 다음 일정이 잡힌 부처는 초비상이 걸렸다. 정통부 보고 자료를 구했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당장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공무원이 없었다. 파워포인트 보고가 아침 밥 짓듯이 금세 되는 일이 아닌 까닭에 정통부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냐며 정통부에 대한 원망의 눈 흘김도 없지 않았다.

이날 정통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대통령 입장과 국민의례, 진대제 장관의 인사말, 정통부 간부소개, 업무보고, 토론 순으로 진행했다.

업무보고는 노준형 정보통신정책국장(정통부 장관 역임, 현 김앤장 고문)이 했다. 변재일 기획관리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차관으로 승진해 기획관리실장이 공석이었다.

정통부는 이날 3대 기본 정책방향으로 지식정보화의 전면화로 국민 참여사회 구현 IT를 통해 변화와 개혁 촉진 미래 성장 동력으로 IT 신산업 창출 등을 보고했다

정통부는 당면과제로 IT사업 신 성장 동력 발굴과 혁신적인 전자정부 구현을, 주요 추진과제로 IT중소 벤처기업 경쟁력 강화 인터넷 침해사고 대응 정보통신망 보호대책을, 쟁점 현안과제로 3세데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과 인터넷 역기능 해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오는 2007년 정보기술(IT) 생산 400조원과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 IT산업의 국민경제 기여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이어 앞으로 5~10년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신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기기 분야에서는 3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 포스트PC, 지능형 로봇을, IT기술력 자체를 향상시킬 수 있는 부품 분야에서는 메모리와 시스템온칩(SoC) 등 신개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에서는 디지털콘텐츠, 임베디드소프트웨어, 텔레매틱스 등을 각각 선정했다고 보고했다.

9가지 신 성장 동력 분야의 발전을 위해 기술 선도형 플래그쉽 프로젝트로서 포스트PC 시대에 대비한 융복합 기기 및 관련부품, IT기술의 결정체인 지능형 로봇 등에 대한 기술개발과 산업화를 추진키로 했다.

정통부는 또한 디지털TV방송 전국망을 오는 2005년 완성하고 DMB서비스와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연내 도입하는 한편 관련 기술개발에 오는 2007년까지 160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정통부는 이밖에 IT산업 국제경쟁력 강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을 정비하고 국가 IR활동을 강화해 수출확대와 외국기업 R&D 연구소의 국내유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진 장관은 이날 기술선도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정통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부처와 산. . 연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업관리단장은 민간전문가에게 맡기겠다고 보고했다. 이 보고가 대형연구과제를 집중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정통부의 PM(Projet Manager)제도의 시발점이었다. 먹을거리 개발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채용하겠다는 게 진장관의 구상이었다. (PM제는 추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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