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현덕의 정보통신부<359>진대제 장관, 정책관리시스템 도입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6. 4. 25. 11:33

본문

2003619일.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 주재의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각 부처 장관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회의를 주재하던 노 대통령이 잠시 휴식을 제안했다.

10분 쉽시다. 차 한잔 씩 마시고 다시 회의를 합니다. ”

회의가 재개되자 노 대통령이 말문을 열었다.

예산 편성과정에 다른 일은 없었습니까. 정통부는 어땠어요.”

대통령이 이미 정통부 예산편성 내용을 알고 묻는 말이었다.

정통부는 자발적으로 예산을 줄였습니다. 항목을 15% 정도 줄였더니 전체 예산은 6%가량 삭감됐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에는 지장이 없도록 했습니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현 한국학진흥원장)이 반색을 하며 어떻게 그렇게 했느냐고 물었다.

정통부는 장관이 기획예산처 장관역할을 하고 기획관리실장이 정통부 장관 역할을 해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비숫한 항목수를 줄였더니 예산을 6% 줄일수 있었습니다.”

김병일 예산처 장관이 말했다.

정통부 장관이 앞으로 기획예산처 장관을 하세요토론회장에 웃음이 터졌다.

 

노준형 당시 기획관리실장의 기억.

전적으로 진 장관의 의지였습니다. 자체 예산심의회의에서 제가 예산을 줄이면 진 장관이 전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정부수립 이래 예산요구액을 전년보다 적게 편성한 부처는 정통부가 처음이었습니다.”

노 실장의 계속된 증언.

이날 대통령 주재 토론회 도중 진 장관이 저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몇 개 사업에 예산을 정확히 얼마 줄였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자료를 확인해 답변을 문자로 보냈는데 그 당시 장관과 기획관리실장이 문자를 주고 받았다는 점은 상상밖의 일이었습니다. 앞선 사용자인 진 장관이니까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정통부 업무혁신의 결정판은 단연 정책관리시스템인 GPLCS(Goverment Policy Life Cycle System)도입이었다. 경험과 사람중심의 업무행태를 정보와 시스템위주로 변경한 것이다.

정통부는 이 제도 도입을 위해 20034월부터 준비에 착수했다.

실국별 정책별로 분류작업을 시작했다. 이어 시스템개발을 삼성SDS에 맡겼다. 개발비만 10억원여가 들어갔다. 이렇게 개발한 시스템은 그해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정통부 구축을 완료했다.

이 업무를 담당했던 서병조 기획예산담당관(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운영지원단장 역임)의 말.

몇 달 고생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행정에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접목해 정책 결정에 도움을 주는 정보를 모두 담았습니다. 정통부시절 까지는 이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이 시스템의 기능은 크게 업무관리와 정책품질관리, 지시 및 보고관리, 업무상황 관리 등으로 구분했다.

업무관리는 부내 역점 정책과 일반정책, 일반 업무 등 1000여개의 업무가 실., ,팀단위까지 세분화했다. 일간, 주간, 월간 업무 일정을 등록해 추진실적을 하루단위로 확인하게 만들었다.

정책품질관리는 정통부 추진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쟁점과 이견, 대응전략 등을 입력했다.

지시 및 보고관리의 경우 대통령지시 사항이나 장관 지시사항과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여부를 기록했다. 회의 시간도 단축하고 업무 효율도 높였다. 모든 정통부 업무를 기능별, 목적별, 조직별로 관리할 수 있었다.

 

진 장관은 종이 한 장에 실. 국장별 업무를 정리해 넣고 가지고 다녔다. 앞면에는 MBO, 뒷면에는 CEO미션을 기록해 비닐코팅을 해 수시로 꺼내보며 주요 업무를 챙겼다.

2004년 여름 어느날.

노무현 대통령이 진대제 장관을 불렀다. 청와대에 들어가 세 시간 여 대화를 나누었다. 그 자리에서 비닐코팅을 꺼내 내용을 설명했다.

진 장관의 회고.

대통령께서 이거 나도 하자고 한건데... 드디어 했네. 다른 사람들은 왜 이런 걸 안하는 거야. 그거 샘플로 여러 개 주세요라고 하셔서 샘픔을 만들어 대통령께 드렸습니다.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시 다른 부처에 비닐코팅을 나눠주면서 ”2005년부터 모든 부처가 정통부처럼 업무추진방식을 바꾸라는 지시를 하셨습니다.”

  정통부는 2004년도 정부업무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대통령기관 표창을 받았고 이후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다른 부처는 정통부 따라잡기에 죽을 맛이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