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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395>노대통령, 정통부 차관에 김창곤 씨 임명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6. 7. 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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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달의 고개를 넘는 2004128.

노무현 대통령이 정보통신부 등 4개 부처와 부패방지위원회에 대한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노 대통령은 정통부 차관에 김창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사진. 전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과학기술부 차관에 임상규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작고, 농림부 장관, 순천대총장 역임), 농림부 차관에는 김주수 농림부 차관보(현 경북의성 군수)를 임명했다.

청와대 정찬용 인사수석(현 인재아카데미 이사장, 사단법인 사랑의빛 이사장)은 차관급 인사 배경에 대해김 정통부 차관은 기술고시 출신의 정통관료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성이 높고, 정통부 핵심부서에 두루 근무하면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정통부 최대 현안중 하나인 정보화촉진기금의 공정하고 투명한 배분 등 효율적 운영체계 확립에 기여할 것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노 대통령은 김 차관에게 진대제 장관(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을 도와 IT강국 구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5시 정통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신임 김창곤 차관은 자타가 인정하는 일편단심 체신부 맨으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기술고시 합격후 다른 부처로 발령이 나자 체신부로 오기 위해 다시 기술고시를 본 남다른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1968년부터 체신부에서 9급 공무원으로 78개월 근무하다가 19762월 소백산 연화봉 중계소장으로 발령이 나자 사직했다. 당시 그는 한양대 4학년으로 기술고시 2차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지방근무를 할 경우 고시 공부에 매진하기가 어려웠다. 그해 12월 기술고시 12회에 당당히 1등으로 합격해 체신부를 희망했지만 성적순에 따라 국무총리실로 배정됐다. 그런데 총리실에서, 과학기술처로, 다시 관상대(현 기상청) 부산지대 통신계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는 체신부 동의를 받아 체신부로 보내 줄 것을 관상대에 요구했지만 기상장비 현대화를 해야 하는데 당신같이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승진도 빨리 시켜 줄테니 가지 말라며 보내주지 않았다. 그는 이듬해인 1977년 다시 기술고시 13회 시험을 치렀다. 이번에는 2등으로 합격했다. 다시 체신부를 희망했지만 국방부로 발령이 났다.

그는 고심 끝에 이경식 당시 체신부차관(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역임) 비서관을 통해 사정을 이 차관에게 전했다. 이 차관이 직접 나서 그를 체신부로 데려 왔다. 첫 보직은 서울 노량진 전화국 기계 과장이었다. 그곳에서 체신부가 실시한 전자교환기 교육에서 1등을 했다. 그 바람에 당시 체신부 핵심부서인 시설국으로 스카우트됐다. 일편단심 체신부만을 고집한 그의 이야기는 체신부 안에 향기로운 화제가 됐다.

그는 체신부 시절 전전자교환기(TDX)개발을 비롯, 1994년 세계최초 CDMA상용화, 2000년대 초고속인터넷 통신망 구축 사업, DTV전송방식 타결 등 IT강국의 초석을 다지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정통부에서 기술심의관과 전파방송관리국장, 정보통신지원국장, 기획관리실장, 정보화기획실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하고 물러난 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으로 일했다.

그해 227.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집무실에서 내한한 미국 퀄컴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을 만났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한국이 개발한 휴대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와 미국 퀄컴이 개발한 브루를 놓고 통상마찰을 빚고 있었다. 위피는 한미통상 마찰 1순위였다. 처음 미국 측은 진 장관이 미국에서 공부를 해 친미성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 장관이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자 미국 측은 유력인사를 한국에 보내 위피 표준을 막으려 했다.

진 장관은 제이콥스 회장과의 면담 후 기자실에 들려 "제이콥스 회장이 위피 표준화 중지를 요구하기에 무선인터넷 표준을 위피로 단일화 하는 정부 방침에 변함이 없다브루와 위치가 상호호환만 된다면 국내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위피 표준채택을 막으려는 퀄컴 회장은 빈손으로 정통부를 나섰다.

진 장관은 미국 국무부 국제정보통신정책조정관인 데이비드 A 그로스 특임대사와도 만나 1시간 위피 탑재를 놓고 격론을 벌었다.

진대제 장관의 회고.

미국 측에서 10여명이 왔는데 나는 장관실 칠판에 도표를 그려가며 그로스 대사에게 한국 통신업계가 표준을 정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그 대신 브루도 호환만 된다면 허용하겠다고 설득했습니다. 논리에 막힌 그로스 대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습니다. “

당시 한덕수 통상본부장(국무총리 역임, 현 한국무역협회장)위피 시장규모도 크지 않는데 미국과 통상마찰을 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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