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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오늘 밤 - 박목월

여행. 맛집. 일상

by 문성 2016. 9. 1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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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오늘 밤 - 박목월

 

 

달을 보며 생각한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가위의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들.

 

한라산 기슭에도

태백산 골짜기 두메 산골에도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몇 명이나 될까

헤아릴 순 없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성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달빛에 빛나는 하얀 이마

달빛에 빛나는 까만 눈동자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를 생각할까.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내게로

따뜻한 마음의 손을 내밀까.

 

그야 모르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모든 어린이들이

어쩐지 정답게 느껴진다.

 

언제 만날지

어떻게 사귀게 될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는 따뜻한 마음의 손을

서로 잡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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