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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399>진대제 장관, 경기도지사 선거 차출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6. 10. 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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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離別) 앞에서 그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제가 마음이 여려서요. 맨날 이래요

 

2006321.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먼트 회장)이 이날 정통부 대회의실에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노래했다. 323일의 최장수 장관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우리나라의 향후 10, 15년 후에도 지속적인 먹거리를 창출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장관직을 수행한지 3년여가 지난 오늘 여러분과 작별하는 시간입니다.”

 

진 장관은 이임사에서 "지난 3년여간의 땀과 노력 덕에 IT산업은 국가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IT839정책은 외국이 배우고 싶은 한국 브랜드이자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진 장관은 "국민이 잘사는 세계 5대 강국, 3만 달러 시대의 달성이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에 도전하려 한다"부국(富國) 못지 않게 부민(富民)이 중요하다는 민본사상(民本思想)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이 몸을 불태워 보러합니다. 열정을 경영하고...”

 

진 장관은 이 대목에서 감정이 격해진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볼 위로 굵은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직원들의 격려 박수가 터져나왔다.

잠시 감정을 추스린 진 장관이 제가 마음이 여려서요. 맨날 이래요라며 이임사를 계속했다.

 

경기도 지사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그는 성공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가치있는 도전이라면 반드시 성공을 이뤄냈던 지난 삶처럼 이번에도 반드시 성공해 3만불 시대를 창조하는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진 장관은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실. 국을 돌며 인사 한 후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정통부를 떠났다.<사진> 그가 말한 공익근무가 해제된 것이다.

 

진 장관의 재임 323일은 역대 최장수 장관 재임기록이었다. 이전까지는 33일간 재임한 박원근 체신부 장관(작고)이었다.

진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혁신의 아이콘이자 스타장관이었다. 여권에서 차출 0순위인 선거의 불루칩이었다.

그의 차출설은 200544.15총선을 앞두고 여권발로 꾸준히 나돌았다. 그는 이해찬 국무총리(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 친하게 지냈다. 가끔 골프도 쳤다. 이 총리가 어느 날 진 장관에게경기도 지사에 출마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정치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고 손사례를 쳤다. 그래도 총선 출마설이 꼬리를 물었다.

 

그해 121.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소프트엑스포2003'가 개막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첫날 개막식에 참석, 축하연설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노 대통령을 안내하던 진 장관이 대통령에게 물었다.

제가 총선에 나가야 한다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노 대통령이 허허웃더니 에이, 내가 보니까 진 장관은 정치는 잘못할 것 같으니 정통부 일이나 잘 하세요. 걱정마세요

 

해가 바뀌자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왔다. 한참 뒤에 서울시장-강금실(법무부 장관 역임, 현 법무법인 원 고문변호사), 경기도지사-진대제동반 출마설이 모락 모락 피어올랐다.

 

긴 장관은 2005530일 기자들에게 지방선거 출마를 제의받은 적도 없고 출마할 의사도 전혀 없다참여정부 끝까지 정통부 장관으로 일했으면 한다고 출마설을 일축했다.

그해 11월 진 장관이 선거에 나간다는 소문이 다시 정가(政街)에 나돌았다. 진 장관이 아무리 아니라도 부인해 계속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해 12월 어느 날.

진 장관은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독대해 특별보고를 했다. 보고 내용은 IT산업과 정부의역할, 그리고 의사결정 점검표(DMB)였다.

진 장관은 정부는 시장상황을 분석하고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사업자 허가, 도입시기 등을 결정하는 이른바 IT산업촉진자 역활을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특히 원천기술은 국책연구기관에서 개발해 민간에 이전하고 시장 수요가 불확실한 경우 공공분야에서 초기 수요를 창출해 기업의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 장관은 그해 96일 동양인 최초로 EU 의장국인 영국이 주관하는 EU IT장관회담인 `i2010 컨퍼런스개막식에서 지조연설을 했다. 당시 연설주제가‘ IT산업 환경에서 정부의 역할이었다.

진 장관은 연설에서 정보통신산업의 가치사슬(Value-Chain)과 그에 따른 민간에 대한 산업촉진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진 장관의 증언.

주한 영국 대사가 장관실로 와서 기조연설을 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어요. 처음에 거절했더니 그러면 일본 장관을 초청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좋으냐고 해요. 그래서 참석하게 됐습니다.”

 

진 장관은 이에 앞서 712일부터 15일까지 3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장과 상하이에서 정통부 주무 국장과 해외 IT주재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IT주재관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해외에서 전략회의를 연 일은 정통부가 처음이었다.

 

진 장관의 증언.

정책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현장을 보고 수립해야 실효성이 높습니다. 책상머리 정책으로는 제대로 된 정책이나 전략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10년안에 우리 IT산업을 크게 위협할 나라라고 판단했습니다. 백번 듣는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고 하잖아요. 당시 중국 공단과 삼성현지 사업체도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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