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보통신이 한 단계 더 발전해 선진한국 건설을 이끄는 힘찬 동력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2006년 3월 28일 오후 2시 정통부 14층 대회의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현 김앤장 고문)은 이날 취임식에서 참여정부 후반 정통부의 중점 추진 목표로 ▲통신서비스 시장 활성화 ▲통신·방송융합 적극 대응 ▲IT산업의 균형적 발전 ▲안전하고 따뜻한 디지털세상 구현 ▲전파·방송 환경 획기적 개선 ▲우정서비스 품질 향상 등을 제시했다. 노 장관은 이어 “힘과 지혜를 모아 ‘정보통신 일등국가, 다이내믹 u-코리아’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노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사진)을 받았다.
노 장관의 회고.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 시작 직전에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기념촬영하고 곧장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바람에 노 대통령의 당부말씀은 없었습니다.”
신임 노 장관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1회로 공직에 발을 내딛은 뒤 경제기획원을 거쳐 1994년부터 정통부에서 일했다. 정통부에서 초고속통신망구축기획과장과 공보관, 전파방송관리국장, 정보통신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차관 등 정통부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날 오전 유영환 차관(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도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노 장관은 3월 2일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낸 진대제 전 장관(현 스카이레이코인큐베스트먼트 회장)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노 장관은 탁월한 업무능력에다 관운도 좋았다.
진대제 전 장관의 증언.
“당시 차관인사를 앞두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노 대통령이 ‘누가 좋겠느냐’고 묻기에 ‘노준형 기획관리실장이 적임입니다’라고 했더니 ‘그럼, 그렇게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런 줄 알고 출장을 갔다 오니 다른 부처 L모씨가 차관으로 내정됐더군요. 이해찬 국무총리(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에게 전화로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 총리가 청와대측과 다시 논의해 노 실장을 정통부 차관으로 교체했습니다.”
후임 장관 추천과 관련한 진 전 장관의 계속된 회고.
“노 대통령은 후임 장관으로 이종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의원은 정통부의 ‘단말기 보조금 일몰’에 반대를 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장관으로 생각했는데 안 되겠다’며 ‘누가 좋겠느냐’고 하셨습니다. `IT839 전략'을 계승해 수행할 적임자는 노 차관‘이리고 추천했습니다.”
노 장관 내정자는 3월 22일 오전 10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정통부 장관으로선 그가 첫 인사청문 대상이었다.
노 장관은 병역이나 탈세, 위장전입 등 이른바 도덕성, 준법성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날 청문회는 이해봉 과기정위원장(작고)의 개회선언과 노 장관내정자의 선서, 모두(冒頭) 발언, 의원들과 질의답변 순으로 오후 4시까지 진행했다.
노 장관의 말.
“ 의원들이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질의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정통부 정책은 참여정부 로드맵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므로 정책목표가 변하는 일은 없다. 다만 접근방식은 다를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
청문회에서 홍창선 열린우리당 의원(KAIST 총장 역임)은 “병역에 아무 문제가 없는 장관 내정자”라며 “청백리에 과속기록조차 없고 결단력이 있지만 너무 얌전해서 걱정”이라고 노 장관 내정자를 높이 평가했다.
노 장관의 청문회 준비는 송유종 혁신기획관(현 산자부 감사관)과 류제명 사무관(현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이 했다.
그해 4월 7일 노 장관과 유 차관 등과 행시 21회 동기인 석호익 정책홍보관리실장(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KT부회장 역임, 현 통일IT포럼회장)과 이성옥 정보화기획실장(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역임)은 명예퇴직했다.
정통부는 4월 12일 후속 1급 인사를 단행했다. 정통부는 정책홍보관리실장에 김동수 정보통신진흥국장(정통부 차관 역임)을 정보화기획실장에 김원식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현 애니통상 고문)을 승진, 내정했다.
그해 4월 18일.
정통부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실·국·과 등 수직적 조직구조를 성과중심의 수평적 조직구조인 `본부-팀`제로 전환한 점이 특징이었다. 정통부 조직은 기존 2실 4국 6관에서 5본부 3단 4관으로 개편됐다.
정통부는 정보통신진흥국과 전파방송정책국을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 및 `전파방송기획단`으로 개편했다. 또 정보통신정책국은 `정보통신정책본부, 정보통신협력국은 `정보통신협력본부`로 변경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기능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진흥단`을 설치하고 정보보호기능 강화를 위해 정보기반보호심의관을 `정보보호기획단`으로 변경했다.
정통부는 19일 조직개편에 따른 본부장과 단장 등에 대한 내정인사를 단행했다.
통신전파정책본부장은 유필계 국장(현 LG유플러스 부사장), 정보통신협력본부장은 노영규 국장(방송통신위원회 기획조정실 실장 역임, 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통신전파방송본부장은 강대영 국장(현 SKT 고문)을 내정했다. 단장으로는 △정보보호기획단 서병조(현 미주개발은행 수석컨설턴트) △소프트웨어진흥단장 박재문(현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장)△전파방송기획단장 신용섭 국장(현 EBS사장)을 내정했다.
그해 7월 28일.
정통부는 이날 LG텔레콤에 할당됐던 2㎓ 대역 IMT-2000 동기식 주파수를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LG텔레콤은 2001년 8얼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2003년 중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1회 연장을 요청, 2006년 6월말로 연기한 바 있었다.
정통부는 7월 26일 LG텔레콤의 IMT-2000사업 허가 취소에 따라 27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파수회수 처분 방침을 결정하고 LG텔레콤에 8월 7일 청문을 실시할 것을 통지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이 27일 청문을 포기하겠다는 문서를 제출하자 정통부는 이날 주파수를 회수했다.
LG 텔레콤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이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동기식 기술 개발을 중단한데다 사업성도 불투명해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LG전자 부회장 역임)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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