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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천진도인 혜월선사3

암자일기

by 문성 문성 2010. 1. 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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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 아이들을 천진불이라고 한다.

때묻지 않은 자성, 그것이 곡 부처님 마음이라는 것이다.

혜월스님은 그런 마음의 소유자였다. 그가 '천진도인', '무심도인', '자비도인' 혹은 '천진불'로 불린 이유다.

혜월은 무소유(無所有)와 천진(天眞)으로 생애를 일관하여 가는 곳마다 많은 일화를 남겼다.


혜월스님이 대구 파계사에서 지내실 때 일이다.
혜월 스님은 열두어살 되는 동자승과 함께 살았다. 혜월 스님은 동자승을 큰 스님 대하듯 공경하고 존댓말을 사용했다.
주위 사람들이 혜월 스님에게 물었다.

“어쩌자고 어린애에게 큰 스님이라고 하십니까”

“티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진 동자승이야말로 전진불이 아닌가.”


혜월 스님이 어느 날 시장에 볼 일이 생겼다. 마침 절에 젊은 스님이 한 사람 와 있었다.

스님이 동자승에게 말했다.
“큰 스님. 오늘 제가 장에 좀 다녀 오겠습니다”

“내 점심도 안주고 시장에 갈려고...”

“다른 스님에게 점심을 차려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게”


이 모습을 본 젊은 스님은 어이가 없었다. 속으로 화를 삭이고 있는데 그 동자승이 젊은 스님 비위를 거슬리는 게 이난가.
 

동자승이 말을 건냈다.

“어디서 온 중인데 건방지게 서 있는가.”


젊은 스님은 참다못해 호통을 내질렀다.

“어린 놈이, 감히 이런 행동거지를 하다니. 당장 쫒아내야겠다.”

생전 처음 큰소리에 놀란 동자승은 벌벌 떨며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젊은 스님은 "기회는 이 때다" 싶어 동자승에게 단단히 교육을 시켰다. 
“오늘부터 혜월스님이 오시면 무릎을 끊고 인사를 해라. 알겠는가”
"예"
 

저녁에 혜월스님이 오자 동자승이 달려나와 무릎을 끊고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큰 스님, 어서 오십시오“

“아니, 어떻게 된 일인가”

자초지종을 들은 혜월 스님이 젊은 스님에게 말했다.

“내가 절 법도를 몰라 저 아이를 그대로 두었겠는가.  천진한 그 마음을 고이 가꾸고 싶었는데 이제 인연이 다 한 모양이네. 그대가 데리고 가게”


동자승이 젊은 스님을 따라 떠날 때 혜월 스님이 큰 절을 하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큰 스님 공부 열심히 하십시오. 그래서 성불하시기 비랍니다“

그 동자승이 혜월 스님의 뜻대로 큰 스님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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