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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꽃망울이 준 교훈

전원일기

by 문성 2019. 3. 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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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등대고 사는 이곳에 앙증맞은 산수유가 꽃망울을 맺었다.

지난해 봄에 사다 심은 산수유다. 모두 2그루다. 첫해는 꽃이 피지 않았다. 어린 묘목인 탓이다.

 

올해도 꽃이 피지 않을려나 내심 조바심을 냈다. 올 봄 날씨는 변덕이 심했다. 봄이 오는 듯 하더니 다시 영하 날씨다. 지난주 낮에는 이곳에 진눈깨비가 날렸다.  

 

지난 주 날씨는 고약했다. 완전 놀부 심보였다. 파랗던 하늘에 시커먼 구름이 몰려 들었다. 금새 비가 내리더니 눈으로 바뀌고 다시 햇살이 나더니 이번에 진눈깨비가 내렸다.

 

엄동설한을 이기고 핀 산수유는 우리 집에서는 첫 개화다. 꽃망울이 마치 노란 병아리를 보는 듯 하다. 앙증맞고 귀엽다. 산수유는 이곳에 객지다. 모든 게 낯설 게다.

 

그러나 이제부터 이 곳이 산수유 터전이고 집이다. 마음 놓고 노란 꽃자태를 자랑해도 시비 할 사람이 없다. 자연은 인간들처럼 서로 시샘하지 않으니 눈치 볼 일도, 다툴일도 없다.

 

산수유를 보는데 산수유가 내게 물었다. " 당신이 가진 삶의 꽃은 무엇입니까?"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내 삶의 꽃이라?.  그동안 생각해 본 일이 없다. 그저 하루 하루 살기 바빴다.

 

가만히 나를 돌아본다. 봄이 오면 누구나 자연에 피는 꽃을 기다린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연인이나 자식을 기다리듯 꽃을 보고 싶어하고 그래서 꽃축제장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꽃을 좋아하면서 자신은 어떤 꽃이 되고자 고민한 적이 없다.  이제라도 자신의 꽃을 피워야 한다. 꽃같이 아름답고 향기나는 내 삶의 꽃을 피워야 한다.

 

산수유를 보면서 인생길을 멀리 와서 뒤늦게 든 생각이다산수유 꽃망울을 보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을 안했을 게다.  그런점에서 고마운 산수유다. 오늘부터 내 삶의 꽃을 피우기 위해 알차게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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