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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5) 덕숭총림 수덕사<하>

사찰기행

by 문성 2019. 5. 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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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 스님에 대한 일화는 많다. 대표적인 게 만공 스님이 마곡사 주지로 있을 때인 1937311일의 일이다.

조선총독부에서 열린 31본산 주지회의에서 당시 조선총독 미나미(南次郞)를 혼 낸 일은 유명하다미나미기 한국불교를 일본 불교와 통합하려 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큰 소리로 총독을 꾸짖었다.

" 데라우치는 조선 승려로 하여금 일본 승려를 본받아 대처,식육,음주 등 파계하도록 하였으니 큰 죄인이다.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서슬퍼런 일제 치하에서 만공 스님의 이 일은 당시 불교계에 큰 화제가 됐다.

만공 스님은 76세인 19461020일 목욕한 후 좌정해 열반에 들었다.  그는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말했다.

이 사람 만공, 이제 자네와 이별할 인연이 다 되었네 그려

속세나이 76. 법랍은 62세였다. 부도인 만공탑이 수덕사 금선대 근처에 있다

스님은 다음과 같은 열반송을 남겼다.

나는 너를 여의지 않았고

너도 나를 여의지 않았도다

너와 내가 생기지 이전에는

이 무엇인고

아내와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듯 수덕사 매표소 입구에 도착했다. 이곳은 입장료를 받았다. 성인 입장료는 3,000원이다. 학생은 2,000. 그러나 만 65세 이상은 무료다.

수덕사 대웅전(사진) 가는 길은 두 개다.

하나는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 황하정루- 대웅전 가는 코스(사진)다. 오르막이고 계단 길이다. 다른 길은 오른 쪽 평평한 도로를 이용하는 코스다. 대웅전 마당에는 울긋 불긋한 소원등이 달려 있다.

수덕사 대웅전은 국보 49호다. 지난 19621220일 정부가 지정했다. 수덕사 노사나 쾌불은 보물 제1263호다. 대웅전에 모신 목조삼불좌상과 복장유물은 보물 1381호다. 대웅전 앞에 심은 작은 소나무(사진) 모양새가 남다르다.  마치 용트림을 하는 모양새다.

대웅전을 기준으로 왼쪽이 관음전이오른쪽이 명부전이다. 차례로 참배하고 수덕사를 내려왔다. 저녁 무렵이어서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내려 올 때는 평지 도로를 이용했다.

수덕사 앞 사하촌은 맛집이 많다. 저녁은 덕숭 식당에서 먹었다. 아내가 지인에게 맛집을 소개받았는데 그 집이 덕숭 식당이다이른 저녁이어서 가게는 한산 했다메뉴 중에서 가마솥 더덕정식을 주문했다. 반찬이 나오는데 깜짝 놀랐다. 흔히 말하는 육..공군이 총출동했다. 신선한 나물과 청국장, 오리고기, 생선, 육류 등 세어보니 반찬이 24 가지였다. 진수성찬이다. 가게에서 주차권을 받았다. 시간 제한이 없다.

식당을 나와 두어집 떨어진 옆 가게에서 둘째 아들이 좋아하는 더덕과 도토리묵 가루, 버섯 등을 구입했다. 상인들의 인심이 후했다. 덤을 둠뿍 담아 주었다. 그뿐이 아니다. 가게 안에서 차대접도 받았다. 마음이 넉넉하고 따뜻한 사람을 만나면 즐겁다.

구입한 물건을 들고 주차장으로 와서 출발하려는데 저쪽에서 가게 주인이 헐레벌덕 달려왔다.

 무슨 일이죠

이것 놓고 가셨네요

아내가 이것 저것 조금씩 구입한 것 중 하나를 놓고 온 것이다. 그걸 뒤늦게 발견하고 가게 주인이 300m를 뛰어 온 것이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이곳에 올 기회가 있으면 마음이 넉넉한 그 가게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야겠다. 순박한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하얀 벚꽃보다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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