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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실 24시<2>

여행. 맛집. 일상

by 문성 2020. 2. 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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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은 새해 새 달의 첫 날이다.

 

가족이 모여 차례를 모시고 덕담을 나누는 날이다.

올해 설날은 아침을 병실에서 맞이했다. 누구 탓도 아니다. 건강을 지키지 못한 내 탓이다.

 

병실은 숙박하는 곳이 아니다. 병을 치료하는 곳이다.

그런만큼 24시간 간호사들의 관리를 받는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투약하고 혈압을 정기로 체크한다. 병실마다 환자들이 입원해 그들도 간호사들이 관리한다.

병실 복도는 늘 부산하다. 오가는 의료진 발자욱소리와 병실에서 들리는 신음소리 때문이다.

 

밤이 깊어도 낯선 환경에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병원 생활은 30여년만이다. 젊은 시절 S대 병원에 입원해 생사고비를 넘긴 적이 있다. 그후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했다.

 

홀로 병실에 누워 있자니 별 생각이 다 난다. 입원실 밖으로 보이는 가로등과 아파트와 주택 불빛이 유난히 처량하다.

 

병실은 완전 소등을 하지 않는다. 미등이나 입구 등을 켜 놓아야 한다.

온갖 상념에 시달리며 뒤척이다 깜박 잠이 들었다.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자정을 겨우 넘겼다. 다시 오열과 오한에 시달렸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간호사를 불렀다. 혈압을 재니 180이 넘었다. 체온도 38도를 넘었다.

 

간호사가 항상제와 해열제를 투여했다. 30여분이 지나나 추위가 사라지면서 온 몸에 진땀이 흘렀다. 다시 잠을 청했다. 눈을 떠보니 새벽 2시반이다. 아침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그 사이에 간호사가 와서 혈압과 체온을 체크했다.

 

뿌옇게 밝아 오는 정원 초하루.

평상시 집에 있었다면 나와 아내는 이른 시간에 일어나 집안 청소를 하고 이에 차례 준비를 할 때다. 아내는 차례에 올릴 떡국과 밥을 지을 것이고 나는 병풍을 피고 차례상을 차릴 시간이다.

 

오늘 차례는 아내에게 아들과 간소하게 모시도록 어제 이야기 했지만 조상님에게 송구하다.

 

병원 아침밥은 7, 점심은 12, 저녁은 6시경 병실로 배달한다. 배식시간은 펀차가 있지만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오전 7시전에 아침밥이 나왔다. 설날이어서 떡국과 밥, , 반찬이 4가지가 나왔다. 어제 밤 잠을 제대로 못잔 탓인지 입맛이 없다. 밥을 두어 숟갈 먹고 식단을 밖에 있는 식판대에 가져다 놓았다.

 

왼쪽 항생제와 수액을 메달고 있어 오른손에 식판을 들고 내다 놓았다. 불편한 게 하나 둘이 아니다. 심지어 화장실 갈때도 함께 행동했다.

 

고열과 오한이 6시간 단위로 몰려왔다. 간호사들이 수시로 들려 혈압을 점검하고 계속 항생제를 투여했다. 오한이 나면 즉시 해열제를 투여했다. 이게 반복하더니 구토와 딸꾹질이 나왔다. 너무 심하게 구토를 하니 병원에서 위보호약을 처방해 먹었다.

점심과 저녁도 입맛이 없어 몇 숟갈 먹다가 그만 두었다.

 

오후 늦게 차례를 끝낸 아내와 두 아들이 병실로 왔다. 코로노 바이러스로 인해 병원에서 입원실 출입을 엄걱하게 통제헸다. 출입증이 없으면 출입을 금지했다. 아내와 두 아들은 내가 저녁 식사를 하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또 불면의 밤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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