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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막걸리 마신 특보들

전직 대통령 이야기

by 문성 2009. 9. 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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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특별보좌관 제도는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 12월 10일 처음 도입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은 특보단을 잘 활용했고 실제 특보단의 위상도 장관못지 않았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특보단 중 가장 어께에 힘주고 활동한 특보단이 바로  박 대통령 특보단이다. 이들의 힘은 대통령 신임에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10여년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씨는 회고록에서 “특보단은 여론수렴과 정책연구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의 말벗이자 술친구였다”고 회고한다.


박 대통령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사들을 특보로 임명해 폭넓게 활용했다. 특보들의 주임무는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을 연구하는 것이었지만 대통령의 말벗이 되는 것도 무척 중요한 기능이었다고 한다.

 朴대통령은 특보들과 밤늦게까지 막걸리를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국가와 경제, 역사를 토론했다고 한다.


이런 특보단은 대략 8~9명 정도였다. 박 대통령은 이들과 허물없이 어울렸다. 청와대 식당에 자리를 마련해 마른 명태와 풋고추 등 소박한 안주에다 막걸리를 마셨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런 자리가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있었다.


당시는 특보들의 의견을 대통령이 정책에 반영하거나 내각에 지시했다. 장관들이나 수석비서관들도 특보단을 가볍게 보지 못했다. 경륜이나 학식 등에서 인정받는 이들인데다 대통령에게 격의없이 여론을 전달했고 이를 대통령의 수용했기 때문이다. 어느 장관이 대통령과 한달에 두 세 번씩 술마실 수 있겠는가.


만약 대통령이 특보단을 이렇게 활용하지 않았다면 특보는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특보를 지낸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과 가끔 저녁이나 먹으면서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정도가 특보의 역할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고위인사는 “대통령이 특보를 자주 찾거나 활용하지 않으면 청와대에 수석비서관들이 버티고 있고 각부처 장관들이 소관업무를 입안하고 집행하고 있어 대통령 특보가 이런 조직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아주 협소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처럼 특보단을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결국 별 볼일없는 어중간한 처지라는 의미다.


 따라서 대통령특보는 대통령의 활용의지와 구상에 따라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IT특보도 대통령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IT재도약의 성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특보 활용법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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