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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그시작과 끝<2>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0. 5. 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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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부조직개편





12월 3일. 오전 10시.

 

김영삼 대통령은 본관 1층 회의장에 입장해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세계화추진 고위 당정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고위 당정 회의에는 민자당에서 김종필 대표 최고 위원과 이세기 정책위의장, 이한동 원내총무, 박범진 대변인, 정부에서 이영덕 국무총리와 홍재형 경제부총리, 박재윤 재무, 김철수 상공, 오명 교통, 오인환 공보,김숙희 교육, 김우석 건설, 황영하 총무, 서청원 정무장관 등이, 청와대에서는 박관용 비서실장과 이원종 정무, 한이헌 경제, 이의근 행정, 주돈식 공보 수석 등이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철통 보안 속에 마련한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그것은 상상을 초월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조직개편안이었다. 이 개편안은 문민정부 들어 3번 째였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혁명적 개편’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김 대통령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정부조직개편의 당위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정부 조직은 ‘세계화 추진’과 지방화에 맞도록 전면 개편을 하는 것입니다. 작지만 강력한 정부를 구현하고 규제위주에서 서비스 위주로, 그리고 국민의 복지와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조직을 개편하고 합니다. 총무처 장관이 내용을 설명할 것입니다”

순간 회의장은 활시위 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황영하 총무처 장관은 준비해간 유인물을 참석자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리고 간략히 골격만 설명했다. 유인물을 배포했기에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 경제 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해 재정경제원을 만들고 건설부와 교통부를 통합해 건설교통부를 신설합니다. 상공자원부를 통상산업부로 개편하고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확대개편해서 상공부와 과기처를 비롯한 다른 부처 업무 일부를 이관합니다. 또 환경처를 환경부로 승격하고 보건사회부를 보건복지부로 개편합니다. 공직자도 숫자를 줄입니다. ”

 

참석자들은 순간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말이 조직 개편이지 조각이나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일부는 ‘헉’하는 소리가 옆에 들릴 정도로 놀라는 모습이었다. 회의장은 충격의 바다로 변했다.

 

당시 회의장 분위기에 대한 황영하 전 총무처 장관의 상황 설명

“이날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참석자들은 전혀 내용을 몰랐습니다. 충격이 대단했어요. 당시 조직개편에 따라 장관 2명, 차관급 3명, 차관보급 4명, 국장급 23명개 등이 줄었고 1천여명의 공무원들이 그만 뒀습니다. 사상 최대의 조직개편안이었습니다. ”

 

K 전 장관의 회고.

“조직 축소나 확대에 관한 한 부처간 생존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어요. 아무리 실세고 유능한 장관도 자기 조직을 보호하지 못하면 그 장관의 리더십은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맙니다. 조직을 못 지키는 장관을 누가 따릅니까. 장관들이야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앞날이 구만리 같은 젊은 공직자들은 어떻게 합니까?. ”

 

개편안 내용은 이 작업을 총괄 지휘한 청와대 박관용 비서실장과 관계 수석비서관, 그리고 개편안을 성안한 총무처 황영하 장관 등 극소수만 알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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