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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長壽) 장관, 단명(短命) 장관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09. 9. 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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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관에게 임기(任期)가 있는 것인가. 임기란 임무를 맡아보는 일정기간을 말한다.

가령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하지만 장관의 임기는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돌발사태가 생겨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 아니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눈에 나 전격 경질되는 수도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임명권자인 결정에 달렸다.


 한 전직 장관은 “ 장관에 취임해 부내 업무를 어느정도 파악하려면 최소 6개월은 필요했다”고 말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내부 승진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외부 발탁이 많은 경우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부내 업무를 파악하는데 반 년정도는 걸린다는 것이다. 장관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해야 조직을 통솔할 수 있다. 대체로 기업이나 학계 등에서 장관으로 발탁한 사람들이 업무 파악이나 조직 장악에 실패하는 일이 적지 않다. 살아온 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모 전직장관은 “대통령과 장관의 임기가 같아야 한다”고 주장한 일도 있지만 통치권자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박정희 정부는 내각이 안정적이었다.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길어서인지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22.7개월이었다.

박정희 정부에서 가장 장수한 장관은 남덕우다.

 그는 대학교수에서 재무부장관으로 발탁돼 69년 10월21일부투 59개월을 일했고 이어 74년 9월 18일부터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로 51개월을 일했다. 그는 모두 9년 2개월간 장관으로 일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 진흥에 노력했던 박 대통령은 최형섭 과학기술처 장관을 71년 6월4이부터 78년 12월2일까지 7년6개월 간 바꾸지 않았다.


 전두환 정부의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7.1개월이었다. 장수한 장관은 이정오 과학기술처 장관과 손수익 교통부 장관인데 모두 44개월간 일했다. 이 장관이 손장관보다 며칠 더 일해 최장수 장관의 기록자다.


노태우 정부의 장관 평균 재임기간은 12.9개월이었다.  김영상 정부 때는 이보다 더 줄어들어 평균 재임기간이 11.4개월이었다. 하지만 기자출신인 오인환 공보처 장관은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했다. 그는 60개월간 장관으로 재임했다.


 김대중 정부는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이 11.5개월이었다. 

 장관의 재임기간은 박정희 전두환 순이고 문민정부와 참여정부 들어 장관의 재임기간이 줄어 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대체로“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오랜 야당생활을 하면서 신세진 사람들이 많아 그런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장관 재임기간이 1년 미만이면 겨우 업무파악해서 나름대로 정책을 펴 나갈만 할 때 그 자리를 물러나는 셈이다.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단명 장관은 누구인가. 재임기간 1개월 이하를 보면 김용채 건설교통부장관, 안정남 건설교통부 장관, 허재영 건설부 장관,송자 교육부 장관, 서정화 내무부장관 등이다.

 1개월을 넘긴 단명 장관은 안동수. 김태정 법무부장관 주양자 보건복지부장관, 손숙 환경부장관, 박희태 법무부장관, 박양실 보건복지부 장관, 노태우 체육부 장관 등이다.  정부별로는 김대중 정부가 12명 가운데 7명으로 가장 많고 김영삼 정부 4명, 전두환 정부 1명 등이다. (21세기 성공 장관론.김호균.나남출판)  이들은 말만 장관이지 실제 장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장관들의 재임기간을 얼마로 할지 알 수 없다. 장관들의 재임기간이 길다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 내각이 새롭게 출범했다. 집권 2기를 책임질 장관들이 장수할지 단명할지 그것은 임면권자인 대통령을 빼고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정운찬 총리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당부했다는 “가마를 타면 가마꾼 어깨 먼저 생각하라”는 그 말을 각료들이 가슴에 담아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그것이 장수 장관의 비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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