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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금강경

암자일기

by 문성 2010. 9. 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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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문(如是我聞).


불경의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같이 내가 들었다는 뜻이다.

길상암에서는 에불시간에 꼭 금강경과 아미타경을 낭송했다. 금강경은 영암 스님이나 명진 스님이 가장 많이 독송하셨다.


부처님이 열반을 앞두고 있을 때 아란이 서럽게 울었다.

“아란아 울지 말라. 사람은 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이고 ,태어나면 죽기 마련이다(會者定離, 生者必滅)”


“이제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합니까”

“법과 계율을 스승으로 삼아라”


금강경의 글자수는 5,149자이고 ‘금강경찬’을 독송하면 금강경 30만 번을 독송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영암 스님은 금강경을 다 외웠다고 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탁발을 나섰다가 날이 저물어 주막에서 자게 됐다. 당시는 주막에 방이 몇 안된데가 한 방에 여럿이 묵었다. 스님이 방에 들어가니 비좁아 앉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이가 많아 가려워 잠을 자기 힘들었다.

스님은 그보다는 새벽에 금강경을 독송하는 일이 걱정이었다. 남들이 피곤해 자는 새벽에 혼자 일어나 독송을 하면 그들이 가만 있을리 없었다.


스님은 고민하다 옆사람에게 말을 건냈다.

“ 죄송하오만 내가 병이 있소이다..”

‘뭐요 혹시 옴이라도 옮았소“

”그런 게 아니라 새벽마다 금강경 외는 병입니다“

” 난 또 뭐라고, 그것이라면 괜찮으니 실컷 외우시오“


영암 스님은 금경경을 모두 암기해 경전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스님은 나중에 금강경을 알기 쉽게 해설한 법문집인 “마음없는 마음‘ 발간했다.

“ 자나 깨나 눈을 감아도 경 읽기를 게을리 하지 마십시오. 미친 사람으로 생가해도 상관하지 마세요. 금강경을 많이 읽으면 그 공덕은 무량합니다. 사구계등 만으로 그 공덕이 크거늘 언제 어디서나 경읽기를 하면 그 공덕을 어찌 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명진 스님도 ‘하루에 한 번씩 금강경을 읽으라’고 말씀하셨다.

“금강경을 많이 읽으면 저승에 가도 염라대왕이 자리에서 일어난답니다. 그만큼 금강경은 좋습니다”

스님이 사용하던 금강경은 책모서리가 너덜너덜했다.



신도들에게 ‘금강경을 읽으라’고 권하면서 스님도 금강경을 열심히 독송했던 것이다.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 스님도 금강경의 한 구절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23살 때 스님은 금릉군 청암사 수도암에서 경허 스님이 설하는 ‘금강경’을 들었다.

스님은 그 중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를 듣고 우주 전체가 환히 보였다. 이에 오도의 노래를 불렀다.

 

다리 밑에 하늘이 있고 머리위에 땅이 있네

본래 안팎이나 중간은 없는 것

절름발이가 걷고 소경이 봄이여

북산은 말없이 남산을 대하고 있네

 

스님은 이후 여름과 겨울 해제 기긴 중 언제나 대중에게 ‘금강경’을 설하셨다고 한다.

 


금강경 오가해((五家解)가 있다.
금강경에 관해 다섯명의 선사가 각자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중 송나라 야부 도천선사의 오가해를 소개한다.

 

꽃은 늘 웃고 있어도

시끄럽지 않고

새는 항상 울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고

대 그림자 뜰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못바닥을 뚫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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