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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난 사찰 여행

암자일기

by 문성 2010. 10. 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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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래 그림자 지니 다리위에 중이 간다

저 중아 게 있거라 너 가는데 물어 보자

막대로 흰구름 가리키고 돌아 아니보고 가노매라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鄭澈)의 시조다. 막대기로 흰구름을 가리키는 것은 속세 저쪽의 세계, 현실을 초월한 세상을 넌짓히 암시하고 있는 것이리라.

 해인사 길상암 주지 명진 스님은 ‘불교란 복을 짓는 종교’라고 늘 말씀하셨다.

절에 가면 부처님께 비는 사람이 대다수다.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많이 기도했다. 그런데 명진 스님은 나한테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라고 하셨다. 복을 비는 것이 아니라 복을 짓는 것이 불자의 자세라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상대를 내 기준에 맞추고 내 입맛대로 재단하려면 다툼은 피할 수 없다.어찌 세상을 내 기준에 맞출수 있단 말인가. 그보다는 세상에 나를 맞추는 것이 실용적이다.

그것은 내가 변하는 일이다. 고뇌의 씨앗은 내 마음 밭에서 자란다. 세상을 나를 알아줘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높이고 잘 난체 해도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부처님 10대 제자인 우바리 존자는 출가 전 이발사였다. 그가 출가한 후 부처님의 사촌 동생인 아나율존자가 출가했다. 먼저 출가한 스님에게 차례를 절을 하는데 우바리 존자 앞에서 멈춰섰다. 우바리 존자가 자신의 머리를 깍아주던 이발사였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이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의 가르침에는 계급이 없다. 먼저 계를 먼저 받은 사람이 위에 앉을 뿐이다”아나율 존자는 우바리 존자에게 절을 했다.

 법당의 부처님은 언제나 같은 모습이다. 그 어떤 사람이 와도 기도해도 대답하는 법이 없다.

산사를 찾은 것은 본래 나를 찾기 위함이다. 속세의 욕망을 등짐처럼 지고 살다가 이제 인생 2막을 앞두고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당연히 돌아보고 또 돌아봐야 한다.

그 어떤 부자도 죽을 때 10원 짜리 동전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내 마음이 맑고 밝아야 세상도 맑고 밝다. 내가 편해야 주변 사람도 편하다.

 KBS 한국방송에서 특별기획 다큐맨터리 ‘차마고도’ 란 프로를 본 적이 있다. 몇 개월에 걸쳐 취재한 내용도 탄탄했고 티베트인들의 불교에 대한 불심(佛心)을 보고 나는 아무것도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2,300km의 길은 삼보일배로 오체투지를 하면서 가는 그들의 모습은 경이, 그자체였다.

우리는 3천배도 힘들다는데 그들은 10만배를 했다. 그 출발점은 마음먹기였다. 그런 마음을 내지 못했다면 그들이 대장정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절에 가는 것은 나를 새롭게 가꾸고, 거듭나기 위함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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