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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독서 - 부천 시립도서관에서

여행. 맛집. 일상

by 문성 2009. 10.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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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시집가는 곱디 고운 새신부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이다.
가을은 자연이 멋내며 화장하는 계절이다. 노랑, 빨강 등으로 자신의 자태에 색칠을 한다.  어느 작가는 가을의 이런 모습을 “가을이 각혈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가을은 책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독서는 과거와 현재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지혜의 통로다.
 책속에 삶의 지혜가 있고 책속에 숱한 사람의 인생이 들어 있다.  링컨은 15살이 되도록 이름을 쓰지 못했으나 엄청난 독서로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랐다.
독서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안중근 의사도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고 했다. 안 의사는 부천 중동공원에 동상을 세우기로 지난 12일 결정됐다. 반갑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독서를 말할 때 빠지지 않은 이가 조선후기 문인인 김득신이다. 그는 ‘백이전’을 11만3,000번 읽었다고 한다. 1만번 이상 읽은 책만 36권이다. 그는 지능이 낮아 10살에 글을 배우기 시작했으나 밤낮없는 독서로 문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묘비명에 글도 직접 남겼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 이루고 말았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렸다”  노력하면 못이룰 게 없다는 생활철학이다.


과거 독서는 신분상승의 필수였다. 과거를 보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했다. 이 때문에 가문이 번창하려면 집안에 글읽는 소리가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천시립도서관을 찾았다. 나한테는 오래 잊고 지냈던 일이다. 학창시절 이외에는 도서관을 간 적이 없었다. 나한테는 시립도서관의 재발견인 셈이다. 

 그동안 나는 필요한 책을 서점에서 구입했다. 매달 나가는 책값이 적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주변에 헌책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 3곳이다. 부천역 앞과 중동역 근처, 그리고 역곡역 부근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위치를 알아낸 뒤 발품을 팔아 헌책방에 갔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 서점에 비해 책가격이 30-40% 수준이었다. 새 책 두 권값이면 헌 책 7-권은 너끈하게 살 수 있었다. 간혹 헌 책방 주인을 잘 만나면 그보다 더 싸게 원하는 책을 살 수 있었다.  
 그런데 헌책방에서 살수 없는 책이 있다. 펴낸지 오래된 책은 서점은 말할 것도 없고 헌책방을 뒤져도 구입할 수 없었다.
 


 마침 주위에서 누가 부천시립도서관 사이트에 들어가 책을 검색해 보라고 조언을 했다.  책도 대출해 준다고 했다.   반가운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을 했더니 부천시립도서관이 6곳에서 운영중이었다.  미처 관심을 갖지 않앗던 시립도서관이다.

어제(13일)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았다. 신분증을 보여주었더니 담당자가 즉석에서 도서대출회원증을 만들어 주었다. 직원들도 친절했다.  회원으로 등록을 했더니 한사람에게 3권까지 14일간 책을 빌려 준다고 했다. 연장도 가능했다. 물론 기한안에 책을 다 읽었으면 반납할 수 있다. 

 편리한 것은 꼭 빌린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다고 했다. 디지털시대 답게 모든 것이 변했다.  오늘은 다른 도서관으로 가서  빌린 책을 반납하고 다시 3권을 빌렸다.  


 감회가 남달랐다. 도서관을 찾은 것이 아마 30년은 지난듯 했다. 그 당시는 아날로그시대였다. 

 시립도서관에 의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열람석에서 책을 읽거나 자료검색실에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이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나이가 든 노령층도 보였다. 보기 좋은 노년의 모습이었다. 

 특별히 서재에 보관할 책이 아니라면 인근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것도 좋은 독서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가로수가  울긋 불긋해졌다. 도심속의 절간처럼 조용한 도서관으로 가보자.  추억을 되살려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빌려 한 잔의 향기 진한 커피를 마시며 찬찬히 읽어 보면 어떨까.

 꿈많던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것이다. 사색의 계절에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읽기에 빠져보는 것도 이 가을을 알차게 보내는 일이 아닐까. 
 
망설이지 말고 당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가자. 그리고 한권의 시집이라도 빌려 읽어보자.  분홍빛 인생이 그대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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