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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여행. 맛집. 일상

by 문성 2009. 10. 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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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사방에 서 있다.

산과 들녘, 돌담위, 은행나무 잎 등에. 심지어 내마음에도 가을이 들어와 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가을걷이가 한창이 들녘, 점차 붉은 빛이 진해가는 감, 산과 들을 오색실로 수놓고 있는 단풍. 돌담위의  둥근 호박, 보도위에 떨어지는 은행알, 알밤 떨어지는 소리, 코스모스의 나풀거림 등이 가을의 전형적인 얼굴이다. 

 

이런 가을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전율한다. 자연의 조화는 말이 없다. 때가 되면 그저 묵묵히 행동한다.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떠나는데 한치의 어긋남이 없다.
  세월은 흘러가고 이 세상 살아있는 것은 언제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생멸의 법칙이다.


가을은 미련이 남아 뒤돌아 보는 법도 없다. 잉태했던 곡식과 과일, 꽃, 심지어 나무잎조차도 훌훌 털어버린다. 먹을거리는 인간에게, 나머지는 자연으로 돌려 보낸다.


성철 스님의 생전 법문처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자연은 따지지 않고 손익을 계산하지 않는다. 말없이 모두 주고 허허털고 그냥 떠날 뿐이다. 가을은 아낌없이 주고 떠난다.  무상보시를 실천한다.
가을은 이런 섭리를 터득해 실행할 뿐이다.


요즘 세상살이가 너무 힘겹다. 자연히 다툼이 많다.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추석이후 일반인들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 졌다. 서민들은 생활이 더 힘든데 경기가 좋아졌다니 둘 중 하나는 진실을 배반한 것이다.  시장에 가면 장사가 안돼 최악이라고 말한다.
  진실의 문은 어디에 있나.



 대학생들의 취업문은 바늘 구멍이다. 정부가 여기 저기서 토목공사를 계속하는데 내 친척중 한사람은 퇴계원에서 1년 째 도로보상비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토개공에 몇 번이나 전화를 해도 말로 그때만 넘기고 계속 미루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은 서둔다고 화를 삭이지 못한다. 



국회에서 국정감사를 하건만 국민의 눈에서 보면 미흡하기 그지 없다. 국민은 지금 하루 하루 지내는것이 힘든데 국회의원들이 서민의 가슴을 풀어주기는 커녕 오히려 울화가 나게 만든다. 서민들 문제를 왜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국민의 시각으로 제대로 짚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 변죽만 올리거나 아니면 준비부족으로 기준미달인 질문이 적지 않다. 일부 지역의 재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정치공방만 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지도층의 양심불량은 왜 그리도 많은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패한 사람은 거의 내로다 하는 지도층인사들이다. 탈세는 가진자들이 더 많다. 



부패는 사회 불신을 불러오고 국민 통합을 방해한다.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 가서 잠자고 있는가. 

 왜 이렇게 세상이 시끄럽고 힘든가. 어느 철학자가 “이 세상은 천당과 지옥의 중간이어서 시끄럽고 고통이 따른다”고 했다지만 그것은 이디까지나 우스개 소리일 뿐이다.


가을의 표정은 해맑고 여기에 수확의 계절인데 인간은 서로 더 가지려고 다툼만 하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권력 다툼이 그렇고 부의 축적이 그렇다. 배려하고 나누며 함께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


욕심없는 가을 하늘을 보면서 인간들은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  상식과 순리에 충실해야 한다. 자기 마음대로 다 되는 일은 없다. 하늘은 한 인간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는 법이다.

 자연은 분수를 지킨다. 상대를 음해하거나 모략하지 않는다. 진실을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시절인연이 다하면 조용히 모든 걸 내주고 떠난다.


 가을 문턱에 서서 잠시라도 자연이 주는 교훈을 마음으로 들어봐야 한다. 세상사는  이치와 도리를 자연한테 배우자. 자연도 오고 갈 때를 알고 순리에 따르는데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들만 이를 모른다. 

가을 하늘이 높고 해맑다. 저 하늘에도 속세처럼 다툼과 시련이 있을까. 무심한 새털구름만 한가롭게 서쪽 하늘을 산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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