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장자연 리스트와 조선일보 사장

미디어. 게시판

by 문성 2011. 3. 12. 19:50

본문


정의의 신(神)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낮잠 자는가. 아니면 못 본척 외면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신은 진실의 편이 아니다. 정의의 신은 죽은 것이나 같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인양 떠돌면 당사자의 낭패감이나 분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돈없고 힘없는 서민일 경우 상대적 처량함은 더 하다. 하소연 할곳도 기댈곳도 없다.
그렇다고 버선속처럼 가슴을 뒤집어 보일 수도 없다. 당사자들로서는 기가 막히고 가슴이 터질 일이다. 홧병이 생기는 이유중의 하나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떠돌면서 조선일보의 처지가 자뭇 그런 형국이다.
장자연은 자신의 한을 풀어달라는 유서를 남겼고 그 유서속에 추악한 지도층인사들의 명단이 들어있다.

조선일부는 9일 “조선일보 사장은 이와 관련이 없다”고 공식해명했다. 
한국에서 최대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 사주가 얼마나 억울하고 다급했으면 계열사 전사장이 당사자라는 것까지 스스로 밝혔을까 싶다. 조선일보가 사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기사를 통해 해명한 것이 퍽 이례적이다.  

그렇다 해도 조선일보는 장자연 리스트에서 자유롭지 않다. 계열사 사장은 추악해도 괜찮은가. 그런 사람을 계열사 사장에 임명한 사주의 책임은 없는가.    


조선일보는 “이 사건은 철저히 밝혀져야 하지만 일부 언론 매체가 마치 조선일보 사장이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듯이 보도하는 행태가 되풀이 되고 있다” 면서 “장씨가 말하는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 계열사인 스포츠조선의 전 사장인 것으로 명백히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묘한 기분이 든다. 조선일보가 다른 매체의 보도행태를 비판한 대목이다.     

 

지난 2009년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를 거론해 조선일보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하루뒤인 10일 조선일보의 해명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조선일보는 9일 신문에 관련됐다는 조선사장은 스포츠조선 전 사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지만 조선일보 내부사정에 밝은 제보자를 통해 저는 스포츠조선 사장은 장자연 사건이나 리스트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사주보호를 위해 계열사 사장은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1일에도 이 문제를 다뤘다. 
1면에 “‘장자연 편지’ 조작 흔적”에 이어 6면에 “전씨, 2년 전에도 ‘장자연 편지’ 조작”“전과 10범에 정신병력…“난 재벌 아들” 허황된 소리“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오후 인터넷 판에 2009년 조선일보 사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 전문(사진. 조선일보)을 실었다. 

 

검찰은 피의자 방상훈(조선일보 대표)이란 결정문에서 “ 장자연이 작성한 문서에 ‘조선일보 사장’이라는 기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의자가 장자연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았다거나 성매매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거불충분하여 혐의없다”고 결정했다.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 사장의 이름이 들어있었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게 증거가 불분충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런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사주의 결백을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 그러나 연예인으로 부터 성상납을 받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뒤에 숨어 있다. 김모씨만 제대로 조사하면 상당수 전모를 파헤칠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수사기관은 그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검찰은 신속히 공정한 수사를 해 전모를 규명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사주의 결백을 주장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 조선일보는 그런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렇게 하면 장자연의 한도 풀어주고 사주의 억울함도 밝힐 수 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그런 일은 하지 않고 사주의 결백만 주장하는 소극적 대응만 하고 있다. 왜 그런가. 선듯 이해하기 어렵다. 조선일보는 노무현 전대통령과도 5년간 다퉜다. 정치권력도 조선일보를 이기지 못했다.  그런 조선일보가 사수의 결백을 입증하지 못해 법원 결정문 전문을 지면에 실었다. 누가 봐도 명쾌하지 않다. 

 
언론은 진실의 편이다. 조선일보는 왜 이렇게 소극적인가.  그것은 또 다른 궁금증이다. 조선일보가 능력이 없어서  장자연 리스트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는가. 천만의 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빙빙 돌고 있는가. 어둠뒤에 숨은 지도층 인사 31명은누구인가.  정말 전모를 밝힐 수단이나 능력이 없어서 수사기관만 탓하는가. 

장자연의 한이 구천을 떠도는 이 시각에 정의의 신(神)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의의 신은 진실의 편이 아닌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