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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없는 엄기영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1. 4. 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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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의 고질병이라면 시시비비를 가리는 버롯이다.

 

세상을 보는데 비판적이다.  뒤집어 보려 한다. 기자의 근성이다. 묻고 또 묻고. 의심하고 그래서 실체에 접근하려한다.

 

엄기영.

MBC 기자와 특파원. 보도본부장 등을 지냈다. 인기 앵커출신이다. 권력의 압박에 사직한 MBC 전 사장 출신이다.  그가 앵커시절 한 멘트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는 말은 널리 회자됐다.

 

그가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서자 언론인의 정도(正道)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많았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그의 기회주의 처신이다. 언행이 달랐다. 기자들이 가장 혐오하는 행태다.


‘중앙일보’는 3월4일자 '엄기영의 염치' 칼럼을 통해 “정치에 감동이 없고 염치가 없으면 추한 협잡과 술수만 남는다. 주연배우 엄기영이 등장한 한국정치의 단막극은 앵커 시절 그의 멘트처럼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언론인이 언론인 출신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강원도 선거에서 앞서 가던 그가 진퇴위기를 맞았다.  
재보선을 닷새 앞둔 22일 터진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후보측 불법선거운동 의혹 때문이다. 민주당은 환호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는 표정이라고 한다.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는 불법 선거운동을 하게 한 혐의(공직선거법)로 김모(37.직업 미상)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선대위와 관련 없이 전화 선거활동을 한 데 대해 도민에게 사과하고 민주당에도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불법선거로 재선거를 하는 마당이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선거다.  선거운동 기간 내에 정책선거, 클린선거를 외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됐다. 사회정의를 입에 달고 살았던 언론인출신인 그가 불법 선거운동 협의라니 어이가 없다.

 

이건 대형 악재다. 엄 후보가 사과했고 이어 정면 대응에 나섰지만 궁색하다. 상식에도 어긋난다. 

 

만약 수사결과 불법선거운동이라면 그가 지사에 당선돼도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자와 앵커시절 이 세상을 향해 시시비비를 따졌던 엄후보다.

엄 후보는 자신의 거취를 냉정하게 결정해야 한다. 앵커 엄기영은 불법선거 의혹에 시달리는 정치인을 향해 뭐라고 말할 것인가.   그의 말처럼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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