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가을이 사방에 서 있다. 산과 들녘, 돌담위, 은행나무 잎 등에. 심지어 내마음에도 가을이 들어와 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가을걷이가 한창이 들녘, 점차 붉은 빛이 진해가는 감, 산과 들을 오색실로 수놓고 있는 단풍. 돌담위의 둥근 호박, 보도위에 떨어지는 은행알, 알밤 떨어지는 소리, 코스모스의 나풀거림 등이 가을의 전형적인 얼굴이다. 이런 가을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전율한다. 자연의 조화는 말이 없다. 때가 되면 그저 묵묵히 행동한다.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떠나는데 한치의 어긋남이 없다. 세월은 흘러가고 이 세상 살아있는 것은 언제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생멸의 법칙이다. 가을은 미련이 남아 뒤돌아 보는 법도 없다. 잉태했던 곡식과 과일, 꽃, 심지어 나무잎조차도 훌훌 털어버린다..
여행. 맛집. 일상
2009. 10. 15. 23:01